일상기록
2018년 10월 16일
이유길
2018. 10. 17. 01:07
오늘 밥을 먹다가 자꾸 눈물이 나서 그냥 울어버렸다. 그런 나를 보면서 엄마도 울었다. 우리 둘 다 애꿎은 밥알만 숟가락으로 뒤적였다.
아무도 잘못한 사람이 없는데 왜 우린 서로에게 미안해야 할까.
나는 오늘 수업을 다 듣지 못하고 나왔다고 말하며 잘했지?라고 했고, 엄마는 벌개진 눈으로 나를 보며 웃어줬다.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엄마의 사랑을 입안 가득 넣어 먹었다.
아무래도 이대로는 잠들지 못할 것 같아서 집앞 산책로를 뛰기로 했다.
엄마 심부름으로 아빠랑 전분가루랑 찹쌀가루, 고춧가루를 사고 아빠는 집으로 나는 산책로로 향했다.
신나는 노래에 맞춰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의 풍경이 좋았다.
나는 그 풍경을 뒤로하고 팔다리에 힘이 풀릴 때까지 뛰었다.
숨을 많이 쉬니 살 것 같았다.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터질 것 같은 심장을 정자에 눕히고 숨을 골랐다.
잘 될 거야. 행복해질 수 있어. 나에게 말했다.
그래야만 한다.
엄마는 나의 빛이고, 나는 엄마의 사랑이기에
나는 결국 소망한 대로 될 것이다.
-오늘은 잠자리와 양을 세지 않고 잠들고 싶어서 열심히 뛰었는데 아직도 못자고 있다. 천천히 좋아지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