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반에 깼다. 그래도 어제보다 한 시간은 더 잤다.
하루 한 시간 이상의 근력운동을 시작하면서 삶의 질이 많이 높아졌다.ㅎ
그래도 안심할 수 없어서 지난 번에 병원에 다녀오면서 비상약을 받아왔다.
나름 평화로운 한 주를 보냈지만, 사실 지난 수요일에 마지막으로 상담실을 나오면서 벽이 하나 떨어져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댈 곳이 하나 둘 씩 사라지는 느낌을 그때 처음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참 이상한 건 이제 혼자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무서워질 때쯤 내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두눈으로 자꾸 확인하게 된다는 거다.
나의 미래를 기대하며 계획을 물어봐주는 사람, 나의 유별남을 쿨하게 이해해주는 사람, 서로의 취미를 존중하며 함께 해주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삶을 바꾸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그들의 존재와 사랑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을 때 더 이상 공황 뒤에 숨어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어제 저녁, 밥을 먹고 엄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엄마가 내게 성공하는 사람들의 좋은 습관에 대해 이야기해주는데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이전에는 내게 삶의 방식에 대해 조언해주던 적이 없었는데.. 그것도 성공이라니..ㅎㅎㅎ 엄마의 목소리로 들은 성공이라는 단어는 아주 낯설었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건, 내가 나의 삶을 돌보지 못해서 그럴 힘조차 없어서 몸과 마음을 일으킬 수 없을 때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내게 힘을 불어넣어주던 건 다름 아닌 엄마였다는 것이다.
성공이 대화의 요지는 아니었다. 좋은 습관 또한 엄마가 하고자 하는 말은 아니었을 거다.
그저 내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길 바라는 누구보다 진심 어린 바람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사랑이 엄마가 전하고자 한 것이다.
엄마와 마주 앉아 그 사랑을 지켜보는 내내 나는 정말 행복했다.
내가 엄마에게, 엄마가 내게 오래오래 좋은 사람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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