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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늘은 새벽 3시 반에 깼다. 그래도 어제보다 한 시간은 더 잤다.하루 한 시간 이상의 근력운동을 시작하면서 삶의 질이 많이 높아졌다.ㅎ그래도 안심할 수 없어서 지난 번에 병원에 다녀오면서 비상약을 받아왔다.나름 평화로운 한 주를 보냈지만, 사실 지난 수요일에 마지막으로 상담실을 나오면서 벽이 하나 떨어져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기댈 곳이 하나 둘 씩 사라지는 느낌을 그때 처음 느꼈던 것 같다.그런데 참 이상한 건 이제 혼자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무서워질 때쯤 내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두눈으로 자꾸 확인하게 된다는 거다. 나의 미래를 기대하며 계획을 물어봐주는 사람, 나의 유별남을 쿨하게 이해해주는 사람, 서로의 취미를 존중하며 함께 해주는 사람그리고 자신의 삶을 바꾸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그..
내일 아니 오늘 한 달 만에 병원에 간다.병원에 가기 전에는 항상 이거 물어봐야지, 저거 말해야지. 생각하면서도 막상 가면 별 말 안하고 오게 되는데 이번엔 꼭 해야 될 이야기들을 메모해 갈 생각이다.한 달이라는 기간이 나를 지나가는 많은 감정들이 무엇이었는지 정리할 시간이 있어 좋았으면서도, 한 편으론 온전히 스스로 버텨내야하는 시간인 것 같아서 답답하기도 했다. 가족들에게 내 불안과 공황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건 아직도 어려운 일이고, 끊임 없는 걱정을 멈추는 것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문득 드는 삶의 회의감도 그저 질문으로 여기는 데 삼 일이 넘게 걸렸다.여전히 나는 애써야 하고 그런 생활이 낯설다.나는 아마 평생 그 낯설음을 경계했던 터라 지금이 버겁다.다만, 몸과 마음이 동시에 요동치지..
좋은 취미 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이모는 내게 늘 큰 꿈을 꾸라고 말해주곤 했다. 그리고 그 말을 하는 날엔 어김 없이 책을 선물했다. 이모가 우리 집에 오는 날은 보통 부모님이 집을 비우거나 많이 늦는 날이었는데, 사실 그런 날은 별로 많지 않아서 이모를 보는 건 많아야 한 달에 한 번 정도 있을까 말까였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이모가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명절에나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되었고, 대신 핸드폰이 생겼기에 다른 방식으로 서로 안부를 물었다. 물론 주로 먼저 물어오는 사람은 이모였다. 당시 우리집 사정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나는 모르지만 이모는 내게 갖고 싶은 책이 있으면 부모님께 말하지 말고 자신에게 한 달에 한 번 목록을 써서 보내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수집욕이 있던 나는 신나서 매달 갖고..
졸업합니다 내일 드디어 기다리던 졸업을 합니다.4년 동안 하고 싶은 공부하며 사서 고생하는 저를 믿고 지켜봐주시며 틈틈이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학교를 다니며 얻은 많은 것들 중에 절반은 버리고 싶은 것들이지만 그래도 그 이상의 배움이 있었기에 무사히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어요. 늘 동기들과 입에 달고 살던 말이 '죽고 싶다' 였는데 이젠 열심히 살고 싶네요. 내일이 지난다고 해서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며 살고자 합니다.끝으로 오늘까지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내일도 잘 부탁드려요.(찡긋)